요즘 미사리 경정장 매점에서는 음료수 한 캔을 단돈 300원, 반값에 살 수 있습니다.
느닷없는 폭탄 세일.
알고 보니 여기엔 경정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방만함이 숨어 있었습니다.
국민 세금이 어떻게 낭비됐는지, 한동오 기자가 고발합니다.
[기자]
수상한 폭탄세일의 시작은 2017년 6월부터였습니다.
매점에서 파는 음료수 10여 종을 갑자기 반값에 판매한 겁니다.
음료수 1캔에 단돈 3백 원.
헐값 판매는 매점 앞 자판기에서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.
[A 매점 관계자 : 꿀물이랑 매실은 50% (할인)해서 300원씩 팔아요. (300원으로 팔아도 남으세요?) 그것만 그래요.]
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인데 1년 반이 지나도록 팔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.
너무 많이 샀던 겁니다.
YTN 취재 결과,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6년 말, 매점 예산이 3억 원 넘게 남자 음료수 2억3천만 원어치를 한꺼번에 사들였습니다.
무려 53만 개, 매점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규모였습니다.
결국, 반년이 지나도 48만 개가 남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해오자 마진율을 대폭 낮췄습니다.
[B 매점 관계자 : (마진 안 남으시는 거 아니에요?) 아마 그럴 거예요. (세일 행사 언제까지 해요?) 남아있는 물건이 끝나면 끝나요.]
이렇게 무더기로 음료수를 사들인 이유는 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.
예산이 남으면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이듬해 예산이 깎일 것을 우려해 담당자가 엉뚱하게 세금을 써버린 겁니다.
불똥은 이듬해 매점과 납품계약을 한 다른 업체로도 튀었습니다.
애초 계약한 금액의 96%를 팔지 못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습니다.
[거래 관계자 : 그만큼 물건이 안 팔렸던 거죠. 입찰은 아예 기대하지도 않아요.]
공단은 감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담당자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.
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스포츠 산업 육성과 체육 인재 양성에 쓰일 수도 있었던 예산 수억 원은 이미 허투루 써버려 환수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.
YTN 한동오[hdo86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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